기사 메일전송
[논문] 어린 시절 외상이 신체와 뇌의 노화에 미치는 영향 - Experiencing Childhood Trauma Makes Body and Brain Age Faster
  • 기사등록 2020-08-04 15:54:19
  • 기사수정 2022-05-11 13:42:31
기사수정

People vector created by pch.vector


한국 사회에서 아동학대의 문제는 점차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울, 불안과 같은 정서적인 문제와 대인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지금까지 많은 연구에서 입증되어 왔다. 하지만 그 영향이 신체적인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를 통해 구체적으로 밝혀졌다. 

   

미국 심리 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에 의해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초기 외상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사춘기, 세포노화, 뇌 구조의 3가지 측면에서 생물학적 노화를 일찍 경험하게 된다. 

   

하버드 대학 심리학 교수이자 본 연구의 수석 저자 Katie McLaughlin는 초기 외상경험이 우울, 불안과 같은 정신건강 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당뇨, 암과 같은 신체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인생 후반기의 건강 상태를 예측하는 강력한 변인이라고 설명했다. 

   

즉 폭력을 일찍 경험하는 아이들은 생물학적으로도 빠른 신체적 노화를 겪으며, 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지금까지 다양한 연구들은 어린 시절의 외상경험이 신체적 노화를 가속화시킨다는 가설을 입증하고자 했지만 그 증거들은 혼합되어 있었다. McLaughlin과 동료들의 연구가 기존의 연구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아이들이 조기에 경험할 수 있는 외상을 2가지의 범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체적 노화와 외상경험 사이의 연관성은 외상경험의 종류에 따라 달라짐을 알 수 있었다. 해당 범주는 다음과 같다. 

   

1. threat-related adversity 위협관련 외상: 학대 및 폭력

2. deprivation-related adversity 박탈관련 외상: 정서적 방치, 육체적 방치, 빈곤

   

   

사춘기 발달과 세포 노화와 관련한 첫 번째 연구에서 1번에 해당하는 외상경험, 즉 학대나 폭력에 노출되는 경우 사춘기 발달, 세포 노화 촉진에서의 가속화가 나타났다. 하지만 2번에 해당하는 방임, 방치되는 경우 혹은 단순히 낮은 사회 경제적 지위를 가진 경우는 발달의 가속화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의 발달과 관련된 두 번째 연구에서도 두 범주 각각이 미치는 영향력에 차이가 있음이 발견되었다. (외상경험 자체는 뇌 피질의 두께를 얇게 변화시켜 뇌의 노화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 연구를 통해 1번에 해당하는 외상경험은 사회 및 정서적 처리에 관여하는 전두엽 피질의 두께에 영향을, 2번에 해당하는 감각 및 인지처리에 관여하는 전두엽 피질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왜 생애 초기에 외상을 경험할수록 신체적인 노화가 가속화되는 것일까?

   

이러한 발달은 진화적 적응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폭력적이고 위협적인 자극이 가득 찬 환경에서 자라난다면 사춘기에 빨리 다다름으로써 죽기 전에 일찍 번식할 확률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감정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영역이 빨리 발달할수록 어린 아이들은 위협을 식별하고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세울 수 있으며 위험한 환경에서 자신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비정상적인 적응은 성인기에 이르러 신체, 정신적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피해 아동에 대한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 McLaughlin은 심리사회적 개입이 가속화된 생물학적 노화 패턴을 늦출 수 있다면, 초기의 외상경험이 발생시키는 많은 건강상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동의 초기 환경 경험이 건강 불균형에 구체적으로 어떤 기여를 하는지, 이것이 가속화되는 생물학적 노화와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은 중요하다. 그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학대를 경험한 아이들에게 개입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그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완화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학대나 폭력을 경험한 아이의 어른스러운 행동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것은, 행동의 원인이 그들이 철이 일찍 든 것도, 성숙한 것도 아닌 아이다움을 잃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인 차원에서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여러 제도들이 생기고 있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사회가 추구해야 하는 목표는 공포와 슬픔, 두려움으로부터 아이들을 구출하는 것에 있는 것 뿐만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갈 미래의 건강과 행복에 있음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관련논문: Biological Aging in Childhood and Adolescence Following Experiences of Threat and Deprivation (PDF, 636KB) 




1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psychology.or.kr/news/view.php?idx=279
  • 기사등록 2020-08-04 15:54:19
  • 수정 2022-05-11 13:42:3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