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예진
자아존중감이 높은 사람이 긍정적인 사회관계를 맺는 것일까,
혹은 긍정적인 사회관계를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높은 자아존중감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많은 심리학자들이 연구를 지속해왔다.
그리고 지난 7월, 미국 심리 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가 발표한 20여 년 간의 연구를 메타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친구와의 긍정적인 관계는 자존감을 높이며, 높은 자존감은 반대로 관계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이 밝혀졌다.
사회적 관계가 자아존중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48개의 연구를, 자아존중감이 사회적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35개의 연구를 메타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저자인 Michelle A. Harris 박사는 자아존중감 연구 분야의 핵심 질문인 ‘사회적인 관계가 자아존중감에(혹은 자아존중감이 사회적인 관계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보유하는가?’에 대한 체계적인 답변을 처음으로 마련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공동저자인 Ulrich Orth 박사는 47,000명 이상의 참가자와 관련된 52건의 연구를 분석하여 자아존중감과 사회적 관계가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살펴보았다.
1992년에서 2016년 사이에 발표된 연구에는 다양한 국가(예 : 미국에서 30 개 샘플, 스위스에서 4 개, 독일에서 3 개, 호주, 벨기에, 캐나다, 핀란드, 그리스, 러시아 및 스웨덴에서 각각 2 개)가 포함되어 있었으며 백인, 히스패닉, 라티노 등의 다양한 민족성과 유아기부터 성인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표본이 섞여 있었다.
연구자들은 4세부터 76세에 이르기까지 '긍정적인 사회적 관계'와 '사회적 지원 및 수용'이 그들의 자아존중감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그 반대의 방향에서도 긍정적인 영향력이 존재함을 확인했다.
즉, 두 변인은 서로가 서로에게 긍정적인 순환고리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호 영향력은 성별과 민족성을 고려했을 때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Harris 박사는 본 연구의 메타 분석 결과가 자아존중감과 해당 분야의 고전적이고 현대적인 이론을 그대로 지지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이는 일관되지 않은 결과를 보여준 선행 연구들과 구별된다.
더 나아가 그는 자아존중감과 사회적인 관계 사이의 긍정적인 상호 연결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적되어, 우리의 삶이 진행됨에 따라 큰 영향력을 지닐 수 있음을 설명했다.
이는 부모와의 긍정적인 관계를 통해 형성된 자녀들의 자아존중감이 그들이 청소년기에 맺게 되는 사회적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청소년기의 안정적인 사회적 관계가 성인 후기의 긍정적인 자아존중감 형성을 연속적으로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호성이 전 생애의 걸친 여러 관계 속에서 누적되는 것인지, 특정 연령대와 특정 관계에서 중요하게 형성되는 것인지 설명하기 위해서 통합적인 관점이 여전히 요구되고 있다.
Harris 박사는 ‘자기보고식 이외의 방법을 사용한 연구와 마찬가지로, 자아존중감과 성인기 관계의 종단연구에서의 표본이 제한적이지만 후속 연구들이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며
자아존중감이나 사회적 관계의 질이 낮을 경우 서로가 서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러한 순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임상적인 개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관련논문: The Link Between Self-Esteem and Social Relationships (PDF, 313KB)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