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예진
미국 심리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전역 내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가 사람들의 외로움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리다 주립대 학교 의과 대학 조교수이자 연구의 저자, Martina Luchetti 박사는 ‘사람들은 코로나 19에 대응하여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었다.’라고 말하며 ‘전염병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일이며, 짧은 시간 내에 모두가 같은 어려움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외로움이 감소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외로움은 코로나19의 등장 이전부터 미국 사회 내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 중 하나로 다뤄졌는데, 대부분의 연구들은 ‘외로움’과 ‘신체적인 건강’, ‘조기 사망’과의 연관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Luchetti 박사와 동료들 또한 2020년 1월부터 2월 초까지 미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외로움, 성격, 건강 연구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병하고, 3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그들은 전염병이라는 환경적 변화가 참여자의 외로움 수준을 증가시켰는지를 확인하고자 사후 설문을 시행하게 되었다.
백악관에서 확산방지 캠패인(15 Days to Slow the Spread)을 시작한 3월 말 즈음 참여자들은 2번째 설문조사를 마쳤으며, 마지막 3번째 설문조사는 미국 대부분의 주와 지방정부가 ‘stay-at-home’명령을 내린 4월 말에 완료되었다.
3번에 걸친 설문조사에는 총 1545명이 참여하였고 18세부터 98세까지 남녀의 비율은 55대 45로 나타났다.
응답 결과를 코로나 발병을 기준으로 비교 분석한 결과, 놀랍게도 연구자들은 3번의 설문조사 진행 기간 동안 참여자들의 외로움 수준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음을 발견했다.
혼자 살거나 만성적인 건강 문제 등 위험한 환경에 놓인 이들은 코로나19 등장 이전의 설문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높은 수준의 외로움을 보였다.
하지만 ‘stay-at-home’ 운동에 따라 물리적인 거리가 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외로움 수준은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 노인들의 외로움 수준도 3월 즈음 살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으나 4월에는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연구자들은 참여자들이 보고하는 사회적, 감정적지지 수준이 코로나19 등장을 기준으로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Luchetti 박사는 '전화, 비디오 채팅 등을 통해 친구, 가족들과 만나는 것이 외로움을 줄여주는 중요한 완충장치가 되었다.'라고 설명하며 비록 물리적인 거리는 멀어졌지만, 개인과 가족, 사회집단은 여전히 함께 소통하며 감정적인 교류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외로움의 평균 수준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더라도 개인적인 수준에서의 변화는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개인적 차이와 더불어 문화적 차이를 고려할 필요성도 있을 것이다.
최근 나타난 신조어 중 ‘코로나 블루: 코로나19와 우울(Blue)의 합성어’가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고 일상의 변화 를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 우울감, 무기력증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바뀌고, 상황이 점차 나아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코로나19가 끝나도 여전히 그가 남긴 상처들이 남아있을 것이다. 따라서 서로의 심리적 거리를 더욱 가깝게 유지하고 스스로를 돌보는 것은 중요하다.
신체적인 건강만큼이나 코로나 19로 인한 마음의 어려움을 적절하게 관리해야 할 시점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다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관련논문: The Trajectory of Loneliness in Response to COVID-19 (PDF, 371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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