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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강박적 성행동장애(CSBD)를 진단할 때 도덕적, 종교적 믿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Religious, Moral Beliefs May Exacerbate Concerns About Porn Addiction
  • 기사등록 2020-08-11 11:41:54
  • 기사수정 2022-05-11 13: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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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심리학회에서 발표한 최근 논문에 따르면 도덕적, 종교적인 신념을 가진 사람들은 음란물 사용 빈도가 낮거나 평균 수준이더라도 본인들의 중독 정도를 높게 측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본 연구의 수석연구원이자 볼링 그린 주립대 심리학 조교수인 Joshua B. Grubbs박사는 ‘일부 사람들이 가진 도덕적, 종교적 신념은 스스로가 음란물 중독이라고 보고한 결과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음란물 사용에 대해 도덕적으로 민감한 사람들이 음란물 사용에서 느끼는 죄책감은 그들의 삶을 방해할 가능성이 크게 나타났는데, 연구자들은 도덕적, 종교적 신념이 음란물 사용에서 비롯된 죄책감, 고통의 핵심 기여 요인이 된다는 것을 찾아냈다.

   

Journal of Abnormal Psychology에 온라인 출판된 본 연구에서는 미국 인구 전체표본을 대표할 수 있는 2200명의 온라인 참여자와 볼링 그린 주립대의 학부생 467명을 대상으로 음란물이용 경험 여부와 도덕적, 종교적 신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음란물 사용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지 않는 사람들보다 도덕적으로 민감한 사람들이 음란물 중독을 보고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적으로 종교행사에 참여하는 응답자들이 타인과 비교하여 평균, 혹은 더 적게 음란물을 이용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음란물에 중독되었다고 판단하는 경향성을 보인 것이다.

   

이는 다른 연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음란물을 이용한 적이 있는 미국 내 850명을 대상으로 음란물 사용여부와 종교적 신념에 대한 설문을 4개월마다 1번씩, 총 1년의 기간을 두고 분석한 결과, 종교적인 특성을 가진 참여자들은 포르노 중독을 더 많이 보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에 따라 추적한 결과에서도 마찬가지로 음란물에 대한 도덕적인 거부감이 증가될수록 음란물 중독 수준이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결과는 포르노 중독과 성매매와 같은 해로운 성적행동을 포함하는 강박적 성행동장애(CSBD) 진단이 생각보다 외부요인에 대해 복합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CSBD 진단이 보다 객관적이고 면밀하게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한다. 

   

Grubbs는 ‘도덕적, 종교적 신념을 바꾸라는 제안은 하지 않지만, 그 신념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켜 평균 수준의 음란물 이용을 중독으로 확대해석하게 한다는 점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물리적인 빈도와 중독의 치료 목적과는 상관없이 고통과 죄책감을 해결할 목적으로 음란물 이용 빈도를 줄여주고 싶다면, 치료자들은 그들의 수치심을 유발하지 않는 비판단적인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상반된 연구 결과로 인해 CSBD를 정신 질환으로 인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2013년에 발표된 DSM-5에는 CSBD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2018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상태와 정신질환에 대한 세계적인 표준규격인 국제질병분류(ICD)에 CSBD를 포함시켰다. 국제질병분류(ICD)에 따르면 CSBD는 충동조절장애로 분류되는데, 해당 증상으로는 "강렬하고 반복적인 성충동이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 성행위를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포함된다.

   

Grubbs은 CSBD를 뚜렷한 정신 질환으로 인정한다. 하지만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의 편견이 부정확한 진단을 초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을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실제 많은 전문가들이 LGBTQ 집단 사람들을 CSBD로 진단하거나, 종교적 특성을 지닌 전문가들이 음란물 이용 사실을 중독이나 정신질환의 근거로 왜곡하여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CSBD 치료를 원하는 이들 중 일부는 진단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태일수도 있다. 자신의 음란물 사용 정도를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CSBD를 진단할 때는 음란물 사용이 직장과 가족 내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준에 해당하는지를 살펴야 하며, 치료 과정에서는 환자의 주관적인 느낌과 판단보다 객관적인 기준을 따라야 한다.

   

정신질환을 진단하는데 있어 문화적 감수성이 요구되는 것과 같이 CSBD 진단에 있어서도 전문가와 환자의 특수한 개인적 배경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주관적인 가치관과 신념들이 증상을 다루는 과정에 편향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전문가들은 객관성과 민감함을 함께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마음과 정신의 건강함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한만큼, 정확한 진단기준을 마련하여 필요한 사람들에게 치료와 돌봄이 제공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관련논문: Moral Incongruence and Compulsive Sexual Behavior (PDF, 375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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